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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순환 농업 시스템(Circular Economy in Agriculture)의 폐기물 제로화 전략

I. 서론: 선형 경제의 한계와 순환 농업의 필연성

전통적인 농업 시스템은 '채취-생산-폐기'로 이어지는 선형 경제(Linear Economy) 모델에 의존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농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축산 분뇨, 농업 부산물(볏짚, 왕겨, 버섯 폐배지 등)이 환경 오염 및 사회적 처리 비용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시대에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농업 폐기물을 '가치 있는 자원'으로 재해석하는 순환 농업 시스템(Circular Economy in Agriculture)으로의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순환 농업의 '폐기물 제로화 전략'은 농업 부산물을 에너지원(바이오매스), 유기질 비료, 사료 등으로 완벽하게 순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환경 오염 저감뿐만 아니라 외부 투입 자원 의존도를 낮춰 농가의 기술 경영적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혁신적인 전략입니다.

순환 농업 시스템(Circular Economy in Agriculture)의 폐기물 제로화 전략
순환 농업 시스템의 폐기물 제로화 전략 (출처: 자체 제작 AI 이미지 - Google Gemini)

II. 순환 농업 시스템의 핵심 메커니즘

폐기물 제로화를 위한 순환 농업 시스템은 투입-산출 전 과정의 최적화 및 통합을 요구합니다.

1. 농업 부산물의 고부가가치 자원화

  • 퇴비/액비 순환: 가축 분뇨 및 작물 잔재물을 고품질 유기질 비료로 전환하여 농경지에 재투입합니다. 특히, 액비(액상 비료)화는 화학 비료 의존도를 낮추고 토양 유기물 함량을 증가시키는 핵심 순환 고리입니다.
  • 에너지 순환 (바이오매스): 가축 분뇨를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통해 메탄 가스로 전환하여 농장 시설 에너지로 활용하며, 이는 농장의 에너지 자립률을 높입니다.
  • 사료 순환: 식물성 잔재물이나 특정 곤충 유래 단백질을 가축 사료로 전환하여 외부 사료 구매 비용을 절감합니다.

2. 순환 시스템의 기술적 난제: 성상(性狀)의 다양성

농업 부산물은 일반 산업 폐기물과 달리 수분 함량, 성분 구성, 발생 시기가 매우 불규칙합니다. 이러한 자원의 높은 이질성은 투입 전 균일한 처리(함수율 조절, 성분 표준화)를 어렵게 만들어, 순환 자원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기술적 난제입니다.

III. 빅데이터/AI 기반의 순환 최적화 전략

순환 농업의 폐기물 제로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부산물의 성상 예측과 최적의 자원 배분을 위한 AI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1. 부산물 성상 예측 및 공정 최적화

AI 모델은 가축의 사료 투입량, 기온 변화, 부산물 저장 기간 등의 빅데이터를 학습하여, 특정 시점의 부산물 성상(질소/인 함량, 함수율)을 실시간으로 예측합니다. 이 예측을 기반으로 액비 살포량, 바이오가스 발효조의 온도/pH 조절 등 후처리 공정을 선제적으로 최적화하여 순환 자원의 품질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합니다.

2. 자원-농장 간 피드백 시스템 구축

AI 시스템은 농경지의 토양 성분 데이터와 액비의 실제 성분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여 자원 배분 계획을 조정합니다. 만약 특정 농경지에 인산 성분이 과다하다는 피드백이 발생하면, AI는 다음 액비 제조 시 인산 함량이 낮은 부산물을 우선 처리하거나, 해당 농경지에 투입될 액비의 양을 줄이도록 자동 시비 시스템에 명령을 내립니다. 이는 환경 오염(비료 과다)과 자원 낭비를 동시에 방지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IV. 현장 적용의 기술적 한계와 현장 경험적 지식 

순환 농업 시스템은 이상적인 모델이지만, 현장의 예측 불가능성과 경제적 비효율이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때 AI의 계산을 보정하고 총체적인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인간의 통찰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1. AI의 맹점: 비정형적 오염원과 생물학적 변수

AI는 정형 데이터만 처리할 수 있으며, 다음의 비정형적 변수에는 취약합니다.

  • 외부 오염원 유입: 가축 치료용 항생제나 사육 시설의 미량 플라스틱 파편 등 AI가 예측하지 못한 비정형적 오염원이 부산물에 섞여 들어갈 수 있으며, 이는 최종 생산된 자원(액비, 사료)의 품질을 저하시킵니다.
  • 생물학적 변수: 바이오가스 발효나 퇴비화는 미생물 활동에 크게 의존합니다. AI가 환경 변수를 최적화하더라도, 현장 전문가의 노하우(특정 미생물 배양액 투입 타이밍) 없이 발효 효율을 100%보장할 수 없습니다.

2. 현장 경험적 지식: 조직적 공동화와 경제성 진단

인간의 통찰은 AI 시스템이 해결할 수 없는 물류 및 조직 운영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장기적인 경제성을 진단하는 데 발휘됩니다.

 

[현장 경험적 지식: 순환 시스템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전략적 통찰]

  1. 조직 차원의 양분 관리: 순환 농업의 지속가능성은 개별 농가가 아닌 생산자 조직 내의 총체적인 양분관리 체계 구축에 달려 있습니다. AI가 개별 농장의 비료 요구량을 최적화하더라도, 퇴비 이용 시 발생하는 운반과 살포 비용이 개별 농가에는 큰 부담입니다. 이로 인해 고품질 퇴비가 축사 인근 농지에만 집중되어 양분 불균형을 심화시킵니다.
  2. 물류 및 노동력 투입의 공동화: 이러한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유기퇴비의 수거와 살포를 개별 농가 단위가 아닌, 생산자 조직 내의 '공동작업반' 또는 '사업단' 형태로 추진해야 합니다. 이는 기술 경영적 판단으로 운반 비용과 노동력 투입이라는 현장 실질 비용을 절감하여 순환 시스템의 총체적인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3. 장기적 관점의 전략적 자원 배분: AI는 농경지의 단기적인 비료 요구량에 따라 액비를 배분합니다. 그러나 관리자는 장기적인 토양의 건강과 고부가가치 작물 생산을 위해, AI의 권고보다 더 보수적인 액비 투입을 결정하거나, 비료 대신 유기물 함량이 높은 퇴비를 전략적으로 투입하는 기술 경영적 판단을 내립니다. 이는 시장 연계 관점에서 순환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통찰입니다.

V. 결론: 순환 농업의 완성은 시스템 통합과 전략적 통찰

순환 농업 시스템의 폐기물 제로화 전략은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모델입니다. 그러나 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부산물의 이질성 극복, AI 기반의 공정 최적화라는 기술적 난제와 더불어, 조직 운영 및 물류 효율성이라는 현장 난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순환 농업의 미래는 AI 시스템의 정밀한 데이터 분석과 현장 전문가의 조직적 관리 및 전략적 통찰이 결합된 기술 경영적 협업 시스템 구축에 달려 있습니다. 이 협업만이 농업 부산물을 오염원이 아닌 미래의 가치 있는 자원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1. KIST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2002). 바이오농약.
  2. 농촌진흥청. (2018). 시설채소 스마트팜 빅데이터 수집 및 생산성 향상 모델 연구.
  3. 정학균, 임영아, 강경수. (2020). 경축순환농업 실태 분석과 활성화 방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4. 최영찬. (2018). 스마트팜과 빅데이터. 서울대학교 교수 기고문.
  5. 허승욱. (2011). 생산자조직 내 자원순환형 농업시스템 구축사례와 시사점. 한국유기농업학회지, 19(4), 463-474.